됫박형(Ichigomasu)
귀에서 나오는 유명한 사활 모양
됫박형은 귀에서 나오는 유명한 모양으로, 곡식을 되는 됫박을 닮았다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목공에 쓰는 곱자에 빗대어 ‘카펜터스 스퀘어’라고 부릅니다. 이 사활 모양은 꽤 까다로워서, 얼핏 보면 살아 있는 것 같아도 진짜 운명은 꼼꼼히 읽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 모양은 귀에 침입하거나 그것을 받는 수순에서 자주 나타나며, 돌 하나를 어디에 놓느냐로 삶과 죽음이 뒤바뀝니다. 승부를 가르는 것은 대개 바깥 활로의 수입니다. 상황에 따라 살거나 죽는 데서 그치지 않고 패나 빅 같은 복잡한 결말이 되기도 합니다.
됫박형을 알아보고 다루는 법을 익히는 일은 사활을 읽는 데 있어 만만치 않지만 값진 기술입니다. 고전적인 모양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난제여서, 프로조차 완전히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인정할 만큼 미묘한 차이와 변화가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많은 프로기사는 이 모양을 조심스럽게 대하며, 손대지 않은 채 그냥 두거나 수읽기를 생략하고 두는 일을 피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공부는 아니지만, 됫박형은 바둑이 어떻게 기하학과 구상, 앞을 내다보는 힘을 한데 녹여 내는지 보여 주는 매력적인 예이며, 세부까지 파고들어 한 수마다 뒤따를 결과를 그려 낼 수 있는 사람에게는 그만한 보람을 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