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책: 왕초보 가이드(30급)


기초부터 시작해 가이드와 함께 실력을 키워 보세요
이 가이드는 바둑을 막 시작한 왕초보(30급 안팎)에게 딱 맞습니다. 기본기를 익혔다면 한 단계 위 실력자를 위한 추천으로 넘어가세요. 실력이 자라는 모든 단계에 맞춰 책을 골라 두었습니다.
입문서는 아마 한 권이면 충분할 겁니다. 그래서 난이도가 서로 다른 3권을 골라 소개하려고 합니다. 어느 한 권이 나머지보다 낫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저마다 맡은 자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한 권을 찾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Learn to Play Go – A Masters Guide to the Ultimate Game
Janice Kim, 정수현
“신에게 집이 한 채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꽤 넓은 집인데,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떠올릴 수 있는 모든 것의 가장 훌륭한 본보기가 그 안에 모여 있다는 것입니다. 최고의 의자와 탁자, 미술품, 책, 향기까지 모두 이상적인 크기의, 완벽하게 균형 잡힌 방 안에 놓여 있습니다. 그 집의 벽장에는 맨 위 칸이 있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장 안쪽 구석에 밀어 넣어 둔 바둑판과 바둑돌 한 벌이 눈에 들어올지도 모릅니다.”
1부: 기본 규칙과 바둑의 예절


입문자를 위한 주제만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다룬 바둑 책은 제가 아는 한 없습니다. 보통은 그냥 지나치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을 하나하나 펼쳐 보이고, 그것이 몸에 밸 때까지 충분히 시간을 들이면서, 사이사이에 바둑의 문화와 역사를 곁들입니다. 바둑판은 어떤 구조로 되어 있을까요? 바둑 두는 사람은 대국을 어떤 말로 이야기할까요? 바둑돌은 어떻게 쥘까요?
전반부에는 기본 규칙에 관해 알아야 할 내용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집을 만들고 세는 법, 패를 다루는 법, 나아가 어디까지를 하나의 돌 무리로 보는지 같은 기초 개념까지요. 게다가 주제마다 연습용 예제가 넉넉히 붙어 있습니다. 전반부의 마지막은 한 판을 아주 꼼꼼하게 풀어 놓은 해설입니다.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바둑 한 판이 보통 어떻게 흘러가는지 감이 잡힙니다.
2부: 기본 기술

2부에서는 바둑을 시작하고 처음 만나게 되는 전술 개념을 다룹니다. 돌을 잡고 지키는 법, 같은 모양이 되풀이되는 패, 그리고 집 계산 같은 것입니다. 새로운 개념을 설명한 뒤에는 방금 배운 내용을 굳혀 주는 알맞은 연습 문제가 따라 나오는데, 어느 것 하나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장의 마지막은 해설이 붙은 13×13 대국 한 판입니다. 아주 쉽게 쓰여 있어서 대국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큰 그림을 잡기에 좋습니다.
총평

대부분의 입문서는 기초 개념에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습니다. 아예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는 책도 있습니다. 그에 비해 이 책은 아주 느긋한 속도로 바둑을 소개하면서, 입문자용 문제를 폭넓게 실어 두었고, 바둑 문화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도 군데군데 넣었습니다.
어린이용 교재가 아니고서야 이보다 더 부담 없이 바둑을 소개하기는 어렵습니다. 첫 몇 수를 바둑판 어디에 두면 좋은지 같은 전략 이야기는 다루지 않는데,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애초에 이 책이 노리는 자리가 아닙니다. 누구든 예외 없이 바둑 규칙을 익힐 수 있는 책을 찾는다면 바로 이 책입니다.
Go: A Complete Introduction to the Game
조치훈
“바둑이 일본에 정확히 언제 전해졌는지를 확인해 주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다만 중국 왕조의 역사서인 ‘수서’(597–618년)에 따르면, 7세기 초 일본인이 즐긴 세 가지 주요 오락 가운데 하나가 바둑이었습니다(나머지 둘은 백개먼과 도박이었습니다).”
가르치는 솜씨도 훌륭하지만, 이 책은 바둑의 문화와 세계를 깊이 있게 짚어 주는 대목을 한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규칙에 들이는 분량도 딱 알맞고, 입문자가 처음 몇 주 동안 배울 만한 전술 이야기도 넉넉합니다. 비교해 보면, 기본 규칙과 첫 입문 개념을 훑는 데 이 책은 50쪽 남짓이면 충분합니다. 같은 내용을 “Learn to Play Go”는 170쪽에 걸쳐 설명했습니다. 대신 이 책은 짝이 되는 연습 문제를 싣는 데는 그만큼 공을 들이지 않습니다.
가르치는 방식

앞부분 몇 장은 기본 규칙에 집중합니다. 돌을 따내는 법, 자기 돌을 안전하게 지키는 법, 돌과 돌을 잇는 법, 그리고 패가 대국에서 무엇을 뜻하는지까지요. 여러 상황에서 개념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 주는 그림이 넉넉하고, 세세한 부분과 초보적인 전술 판단까지 설명해 줍니다. 그만큼 조금 더 묵직합니다. 작은 것 하나까지 반복해서 주입하는 대신, 개념과 그 결과를 독자가 스스로 생각해 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뒷부분에서는 한 단계 위의 주제로 넘어갑니다. 특히 제법 까다로운 포석 전략과 접바둑 운영은 얻을 것이 많지만, 입문자가 한 번에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조치훈은 부드럽게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금세 깊은 데까지 들어가는데, 처음에는 버겁게 느껴져도 배울 것과 자극받을 것이 많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싶은 부분은 건너뛰어도 됩니다. 바둑을 몇 주 더 두고 나서 다시 펼치면 그 가치가 훨씬 크게 다가올 겁니다.

바둑 문화
앞서 말했듯 문화 이야기는 이 책의 큰 축입니다. 덕분에 독자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바둑과 가까워집니다. 책의 4분의 1가량이 오로지 바둑 문화의 배경에 할애되어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 한국에서 바둑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긴 해설, 바둑의 기원, 프로 바둑의 속사정까지 담겨 있습니다.
바둑 문화를 배움의 한 부분으로 함께 다루는 방식은 아주 중요하고, 또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둑에 맛을 더해 줄 뿐 아니라, 서양에서 널리 퍼진 어떤 놀이와도 전혀 다른 이 게임이 어떻게 아시아 문화 속에서 나왔는지 더 잘 이해하게 해 줍니다.
총평
깊이 있는 규칙 설명부터 전술 이야기, 문화에 대한 긴 논의까지, 이렇게 폭이 넓으면서도 읽기 편한 책이라는 점이 무척 훌륭합니다. 입문자 곁에 꽤 오랫동안 머물 만한 값어치가 있고, 입문 개념 대부분을 부담스럽지 않게, 또렷하고 쉬운 예로 풀어 줍니다. 연습 문제가 사활 부분에만 붙어 있는 점은 아쉽습니다. 분량을 조금 더 늘려 연습에 무게를 실었으면 좋았겠습니다. 그 점만 빼면 130쪽에 알차게 눌러 담은 아주 좋은 책입니다.
Go for Beginners
이와모토 가오루
“바둑판 한가운데에 놓인 돌 한 점은 큰 도시의 네거리에 서 있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보이는 길은 네 갈래뿐이고, 이어진 네거리도 넷뿐입니다. 그가 경찰에 쫓기는 도망자라면, 그 네거리 가운데 하나만 열려 있어도 붙잡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찰이 네 곳을 모두 막아 버리면 그는 잡히고 맙니다.”
이 책은 머리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입문서입니다. 앞쪽 그림 몇 개는 벌써부터 입문자를 단번에 어리둥절하게 만들 만합니다. 수 설명이 지나치게 자세한 데다, 입문자의 눈높이를 그리 배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미리 말해 두고 싶었습니다. 돌 하나를 따내는 법 같은 아주 단순한 입문 개념도 다루기는 하지만, 이 책에서 각오해야 할 부분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바둑을 배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가장 중요한 개념을 130쪽에 걸쳐 깊이 있게 풀어냅니다. 밀도가 아주, 아주 높습니다. 그만큼 이 글에서 소개한 책 가운데 배우고 자랄 거리가 가장 많이 들어 있습니다. 본인이든 책을 선물할 상대든 기술적이고 분석적인 성향이라면, 이 책은 손을 붙잡고 끌어 주는 데 시간을 많이 쓰지 않으면서도 배울 것을 엄청나게 안겨 줍니다.
1부: 바둑의 규칙
책은 활로와 돌 따내기라는, 예상할 만한 주제로 어렵지 않게 문을 엽니다. 그러고는 곧바로 바둑판 전체를 쓴 예시로 패싸움의 세부까지 파고듭니다. 예시와 설명을 실제 대국에서 가져오려 애쓰고, 단순한 내용을 설명할 때조차 판 전체를 보여 주는 점은 박수를 보낼 만합니다. 그래서 공부가 더 쉬워지지는 않지만, 실전의 맥락이 살아 있어서 단순한 규칙 설명도 바둑을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1부의 대부분은 사활에 쏠려 있습니다. 바둑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해도 좋을 분야입니다. 앞서 소개한 책이 입문 주제를 두루 훑는 것과 달리, 이와모토 가오루는 대국의 승패를 가르는 여러 사활 개념에 20쪽에 걸쳐 무게를 싣습니다. 그러고 나서 책의 나머지 대부분을 전술 이야기에 씁니다.

2부: 기초 전술과 전략
입문서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진짜 알맹이는 전술 이야기입니다. 제대로 뽑아 쓰려면 어느 정도 실전 경험이 필요합니다. 수상전에서 축과 장문까지, 여기에 나오는 개념 상당수는 이미 몇 달째 바둑을 둔 사람에게도 만만치 않은 주제입니다. 이해는 한 가지 길로만 옵니다. 배우고, 두어 보고, 써먹고, 틀리고, 그 판을 복기하고, 다음에 더 잘 쓰는 것입니다.
그다음에는 더 전략적인 개념으로 넘어갑니다. 여러 모양을 어떻게 쓰는지, 포석과 대국의 흐름에서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 설명하고, 삼삼침입이 나오는 첫 정석까지 짚어 줍니다.

총평
입문자가 이 빽빽한 개념을 헤쳐 나가려면 품이 더 들지만, 이 글에 나온 책 가운데 알맹이가 가장 값진 것도 분명 이 책이고, 오랫동안 곁에 둘 만합니다. 구성이 조금 더 입문자에게 친절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입문자에게든 값어치가 크고, 처음 몇 번은 낯선 개념과 생각에 어리둥절하더라도 몇 번이고 다시 꺼내 보게 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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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떤 책을 고를까
어떤 바둑 책을 고를지, 나아가 어떤 형태의 자료가 편한지는 결국 각자의 취향과 편안함의 문제라 제가 대신 정해 줄 수 없습니다. 저로서는 조치훈이 짜 놓은 균형 잡힌 입문 구성에 매번 감탄하고, 이와모토 가오루가 독자에게 쥐여 주려는 도구의 풍성함에 고마움을 느끼며, 제대로 된 입문서를 찾기가 가장 힘든 독자를 위해 Janice Kim과 정수현이 책에 쏟은 애정과 정성에 감탄합니다. 책마다 제자리와 값어치가 있습니다. 그 차이와 어떤 책이 자신에게 맞을지를 잘 전했기를 바랍니다.
다행히 지금은 영어로 된 바둑 자료가 크게 늘어난 시대입니다. 인류 역사의 대부분 동안 바둑은 주로 아시아 언어의 영역이었으니까요. 요즘은 직접 읽거나 인쇄해서 볼 수 있는 훌륭한 무료 온라인 책도 여럿 나와 있습니다. 그중 몇 권을 여기서 소개합니다.
The Way to Go
Karl Baker
바둑의 첫 개념과 규칙을 알기 쉬운 그림과 함께 훑어 주는 훌륭한 책
A Go Guide from a Beginner
Charalampos Kapolos
이 프로젝트는 특별히 짚고 넘어갈 만합니다. 여러 언어로 된 무료 바둑 책을 오픈 소스로 내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자기 언어가 없다면 얼마든지 힘을 보태 주세요. 기본 규칙은 물론, 입문서의 범위를 훌쩍 넘어서는 제법 깊은 주제까지 다룹니다.





Go for Beginners is one of the many Go books on my shelf as a beginner myself….mostly cause it was the best rated one I found on Amazon! Definitely agree it’s dense but good! Need to read more of it
I am still really impressed by how much the author managed to add to that book. Masterclass in conciseness and dens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