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읽기가 곧 힘: 바둑 수읽기를 키우는 방법


수읽기는 다음에 어디에 둘지 정하면서 한 수 또는 여러 수 앞을 내다보는 일을 가리키는 바둑 용어입니다. 다른 게임에서는 ‘계산’ 같은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과정은 어느 게임에서나 같습니다. 앞을 내다보고, 내 수에 상대가 어떻게 응수할지 떠올려 보고, 그것을 근거로 둘 곳을 정하는 것입니다. 수읽기야말로 바둑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까지 말하는 사람도 있으니, 실력을 끌어올리려면 공들일 만한 능력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겠지요. 상대보다 한두 수만 더 깊이 읽을 수 있어도 통쾌한 승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바둑에서 수읽기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지 함께 살펴봅시다!
그 패, 보였나요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2024년 툴루즈에서 열린 유럽 바둑 콩그레스(EGC)의 주말 대회에서 둔 한 판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형세는 대체로 비슷했지만 제 시간이 많이 부족해서 집을 정확히 셀 수도, 끝내기를 빠르게 판단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싸움에서 무언가 걸리기를 바라고 그 사이에 시간도 벌어 보자는 생각으로, 승부를 거는 수순을 잘못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그 과정에 몇 점을 축으로 몰아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래에 간략하게 정리해 두었습니다. 간단히 나타낸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축이 두 군데 있었고, 시간에 쫓기면서도 끝까지 읽어 보고 축이 성립하게 해 줄 축머리도 찾아보았지만 결국 그 구상은 접었습니다. 대신 활용을 얻어 다른 말을 공격하려 했지요. 뜻대로 되지 않아 저는 나중에 돌을 던졌는데, 대국이 끝난 뒤 상대가 그 패는 보았느냐고 묻더군요. 그 패도 아래에 함께 보여 드리겠습니다.
대국 중에는 그 패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패를 이길 만큼 큰 팻감이 어디에도 없다는 데에는 둘 다 생각이 같았습니다. 제가 수읽기를 키우고 싶은 이유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빠르게 세고 정확하게 읽어서, 시간에 쫓기는 순간은 물론 대국의 어느 대목에서든 더 나은 판단을 내리고 싶으니까요.
수읽기는 어떤 모습일까요
실력을 늘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런 질문을 한 번쯤 합니다. “수읽기는 어떤 모습인가요?” 읽을 때 무엇이 보이는지, 돌이 보이는지, 색이 보이는지, 변화도가 보이는지 궁금한 것이죠.
아마 사람마다 답이 다를 것입니다. 머릿속으로 그리는 능력도 저마다 다르니까요. 바둑판이나 돌을 또렷하게 떠올리는 사람도 있고, 사활문제처럼 국부적인 장면이라면 문제없다는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반대로 수읽기가 흐릿한 표시를 판 위에 얹어 두는 감각에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여기는 흑돌, 여기는 백돌 하는 정도의 표시일 뿐, 돌의 모습이 또렷한 상으로 맺히지는 않는 것이죠. 예를 들어 아래 장면에는 흑 두 점을 잡는 맥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돌 자체의 그림은 떠오르지 않고, 이 수는 백, 다음은 흑 하는 식의 메모 같은 감각만 남기도 합니다.
색까지 떠올릴 수 있다면 물론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특히 위처럼 단수가 이어지는 필연적인 수순이라면 한 수 걸러 색이 바뀐다는 것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 그 모양이나 수단에 이미 익숙하다면, 그 익숙함 자체가 수순을 끝까지 읽어 내는 지름길이 되기도 합니다.
수읽기를 어떻게 늘릴까요
바둑이 센 사람 대부분에게 물어보면 답은 하나로 모일 것입니다. 연습이죠! 특히 사활문제나 좀 더 폭넓은 바둑 문제를 풀라고 할 텐데, 수읽기 능력을 확실히 시험해 주고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새로운 수단도 많이 가르쳐 주기 때문입니다.
이 조언 자체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사활문제가 취향에 맞지 않거나, 이미 많이 풀고 있는데도 원하는 만큼 수읽기가 늘지 않는다면, 약한 부분을 짚어 내고 보완할 더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바둑에서 수읽기를 이루는 핵심 요소를 조금 더 잘게 나눠 보고, 각각을 서로 다른 연습으로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 살펴보려 합니다.
시각화
바둑 같은 판 게임에서 머릿속으로 그리는 힘, 즉 시각화가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판 위에 돌을 또렷하게 떠올릴수록 상대의 수와 의도를 더 잘 내다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수순의 결과가 마음에 드는지, 손을 빼도 괜찮은지, 아니면 더 넓게 또는 더 깊게 읽어야 하는지 정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시각화 능력을 키우려면 해 볼 만한 방법이 여럿 있습니다. 다른 어떤 운동과 마찬가지로 반복이 시각화 능력을 크게 끌어올려 줍니다. 바둑에만 집중해도 되고, 다른 판 게임이나 그냥 사물을 더 또렷하게 떠올리는 연습을 해도 됩니다. 다만 여기서는 바둑과 이어지는 연습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아무래도 그게 가장 바로 와닿으니까요!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면 눈을 돌리거나 감은 채로 판 위의 기본 모양을 떠올려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그게 되면 돌뿐 아니라 돌 주변의 빈 자리까지 함께 그려 보세요. 바둑에서는 활로와 따냄을 그려 보는 데 그 빈 자리가 중요하니까요.
눈 감고 푸는 사활문제
돌의 기본 모양과 활로를 그려 볼 수 있게 되면, 시각화를 다듬고 싶을 때 ‘눈 감고’ 푸는 사활문제를 해 볼 만합니다. 복잡할 필요는 전혀 없고, 익숙하지 않다면 평소 풀던 난이도보다 훨씬 쉬운 문제가 좋습니다. 요령은 이렇습니다.
- 문제의 처음 배치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모양을 외우세요.
- 돌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린 다음, 그 그림을 유지한 채 눈을 돌리거나 감으세요.
- 도중에 그림을 놓치면 머릿속에서 다시 세워 보고, 그게 안 되면 다시 떠올릴 수 있을 때까지 판을 보세요.
- 판을 보지 않은 채로 사활문제를 푸세요.
- 정답 수순을 변화도 끝까지 최대한 많이 진행해 보세요.
머릿속에 그려 볼 만한 짧은 문제를 몇 개 준비했습니다. 물론 너무 쉽다면 언제든 직접 고른 문제로 해도 좋습니다!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지는 마세요. 어떤 연습이든 조금씩 나아가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보면서 풀 때는 술술 풀리는 사활문제가 보지 않고 떠올리려니 어렵다면, 이런 연습이 시각화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색바둑
바둑에서 자주 겪는 또 하나는, 어느 정도 읽고 나면 어떤 돌이 판에 있었는지, 그 자리의 돌이 무슨 색이었는지 헷갈리는 일입니다. 특히 수순의 일부를 읽다가 어떤 말의 활로가 몇 개인지 궁금해져서, 기억을 되살리려고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할 때도 있죠!
일색바둑에서는 두 사람이 같은 색 돌, 예를 들어 백돌만 쓰면서 어느 돌이 자기 돌인지 기억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꽤 복잡하게 들리지만, 바둑을 어느 정도 둬 온 분이라면 생각보다 훨씬 잘 기억한다는 데 스스로 놀랄지도 모릅니다!
어느 돌이 흑이고 어느 돌이 진짜 백인지 잊었다면, 그 돌들이 놓인 수순을 머릿속에서 되짚어 어느 돌이 무슨 색인지 알아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수읽기와 똑같은 일이되, 돌의 색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그 부분이 약하다면 이 연습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색바둑을 손쉽게 해 보려면 예를 들어 OGS에서 컴퓨터에게 9줄 대국을 신청하면 됩니다. 랭킹에 반영되지 않는 대국으로 두면 승패를 신경 쓸 필요가 없고, 도중에 돌을 던지든 끝까지 한 가지 색을 고집하지 않든 컴퓨터는 개의치 않으니 전부 마음대로 하면 됩니다! OGS에서는 돌 색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고, 흑돌과 백돌을 같은 색으로 맞출 수도 있습니다. 그 방법은 아래에 나와 있습니다.

화면 오른쪽 위의 사용자 이름이나 아이콘에 마우스를 올리거나 탭하면 돌을 꾸미는 항목이 나옵니다. ‘More options’를 누르면 두 색 돌 모두 원하는 색을 고를 수 있고, 직접 만든 이미지도 쓸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설정이 설정(Settings) 안으로 들어가 있어서, 거기서 다른 설정도 함께 바꿀 수 있습니다.
활로 세기
바둑에서 변화를 읽을 때는 어떤 돌이 놓였는지만이 아니라, 관련된 말마다 활로가 몇 개인지도 계속 따라가야 합니다. 바둑의 수단 가운데는 자충을 이용하는 것이 많아서, 읽으면서 이를 알아보는 능력이 아주 중요합니다.
대국에서 활로를 놓치는 일이 잦다면, 자충(damezumari), 즉 수부족을 주제로 한 문제를 모아 풀어 보세요. 이런 문제는 돌을 잡거나 잇기 위해, 또 자충 때문에 살거나 죽는 결과를 내기 위해 활로를 또렷하게 그리고 끝까지 세도록 요구합니다! 예를 들어 맥점 문제 가운데 상당수가 자충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장문이나 늘어진축에 걸린 돌은 활로가 모자라서 달아나지 못하니까요. 사활문제의 기법 중에도 자충에 기대는 것이 여럿 있습니다.
수부족 문제만 모아 놓은 책이나 문제집을 찾을 수 있을 때도 있고, 직접 찾아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연습을 시작하기에 늦은 때란 없습니다. 읽으면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 이 말은 활로가 몇 개인가요?
- 이 수를 두고 나면 어느 말의 활로가 늘었나요, 줄었나요?
- 이 말을 잡는 데 몇 수가 필요한가요?(활로가 말에 맞닿은 빈 자리만은 아닐 때도 있습니다)
자충이 어디에서 나타나는지 짚어 낼 수 있는지 예제 문제를 몇 개 준비했습니다!
수읽기의 지름길
혼자 문제를 풀 때는 변화를 읽는 데 얼마든지 시간을 들일 수 있지만, 실전에서는 시계를 쓰기 때문에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빠르고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면 그만큼 유리합니다. 여기서는 활용할 만한 지름길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이를 계기로 자기만의 지름길도 찾아보세요. 다만 지름길은 수읽기를 빠르게 해 주는 대신, 전제를 하나만 잘못 잡아도 큰 낭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조언은 이렇습니다. “헷갈리면 끝까지 읽어라!”
축
축은 바둑에서 아주 흔하지만, 동시에 끝까지 읽어야 하는 수순 가운데 긴 편에 속합니다. 원칙적으로는 매 수가 단수라서 꽤 단순하지만, 앞의 ‘그 패, 보였나요’ 대목에서 봤듯이 뜻밖의 함정이 숨어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축에 쓸 수 있는 수읽기 지름길이 몇 가지 있습니다.
- 대각선으로 읽기: 축의 지그재그 모양에 익숙해지면, 양쪽 돌을 하나하나 떠올리는 대신 몰리는 돌이 나아가는 대각선만 따라가도 어디에 이르는지 알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 대각선이 다른 돌에 부딪히는지, 다른 돌의 한 칸 옆을 지나는지, 아니면 곧장 판 끝까지 가는지 확인해 보세요. 연습만이 살길입니다!
- 축머리가 될 만한 돌을 머릿속에서 축의 출발점 쪽으로 옮겨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귀의 화점에 있는 돌은 대각선으로 천원(중앙 화점)까지 끌어와 볼 수 있는데, 천원에 부딪히는 축은 그 화점 돌에도 부딪힙니다. 직접 한번 해 보세요!
첫 번째 문제에서 흑의 축은 성립할까요? 두 번째 문제에서는 화점의 돌을 천원 자리로 옮기고, 가까이 있는 흑돌과 백돌의 상대적인 위치(날일자)는 그대로 두었습니다. 여기서 흑의 축은 성립할까요?
앞 문제에서도 대각선으로 읽어 축이 성립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백돌이 흑의 화점 돌에 부딪히는 것이 보입니다. 다만 가까이 있는 백돌이 끝부분에서 축을 깨뜨리지는 않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수순, 급소, 요석
읽다 보면 두 변화가 수순만 다를 뿐 판 위에 놓이는 돌은 똑같은 경우를 만나기도 합니다. 이 형태가 백에게 좋은지 흑에게 좋은지 판단해 두면, 수읽기가 그 형태에 이를 때마다 누구에게 좋은지만 떠올리고 거기서 멈추면 됩니다. 상대가 그 길로 들어오면 기꺼이 그렇게 두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 실수하지 않는 한 나든 상대든 그 변화를 피하게 되겠지요.
마찬가지로 사활문제처럼 여러 시험 수에 한 수로 대응할 수 있는 ‘급소’를 알고 있다면, 앞의 수순 사례와 똑같이 수읽기 지름길로 쓸 수 있습니다. 상대가 여기에 두든 저기에 두든 그 밖의 어디에 두든 나는 늘 이 수(급소)를 둔다고 기억해 두면, 그다음 변화가 마음에 드는 순간 더 읽지 않고 멈출 수 있습니다. 급소를 두는 순간 한 말의 삶과 죽음이 갈리거나 요석이 잡히기도 하니, 이렇게 수읽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럼 ‘요석’이란 무엇일까요? 바둑돌은 다 똑같이 생겼지만, 판 위에 놓인 자리와 시점에 따라 돌의 무게는 다 같지 않습니다. 수순을 읽으면서 나와 상대가 절대로 내줄 수 없는 돌이 무엇인지 짚어 낼 수 있다면, 선택지가 많은 장면에서 수읽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내 수가 요석을 잡겠다고 위협하거나, 더 좋게는 아예 잡아 버린다면, 그 수를 읽거나 두는 것만으로 여러 변화를 단순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대회 대국에서 저는 백이 G7에 끊고 들어오는 장면을 맞았습니다.
이 형태에서 저는 G5와 G6을 ‘요석’, 즉 쉽게 내줘서는 안 되는 돌로 봤습니다. 이 두 점은 백을 세 무리로 갈라놓는 ‘끊는 돌’이라, 백이 이 돌을 따내면 형세가 크게 단순해지면서 백이 편해집니다. 그래서 이후 변화에서는 이 돌이 단수에 몰리면 반드시 받아야 하고, 백이 F7에 두면 이 돌을 살리기 위해 F6이나 E5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이 있으면 따져 볼 변화의 수를 줄이고, 어떤 수순을 읽고 결국 어느 쪽을 고를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력이 늘수록 이런 ‘활용’하는 수 가운데 어느 것을 남겨 둘지, 요석을 잡는 길이 여럿일 때 어느 쪽이 최선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그래도 활용하는 수순은 계산하기 가장 쉬운 경우가 많고, 그것이 내 쪽에 잘 맞아떨어지면 수읽기를 한결 단순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기억력과 집중력
읽으면서 ‘이야기’를 만들면 변화나 읽어 낸 수순의 결과를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읽을 때 수마다 의미를 붙이거나, 열쇠말과 요령을 써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따라갑니다. 예를 들어 “내가 단수, 상대가 늘고, 내가 막고, 상대가 젖히고, 나도 젖히고…” 하는 식으로 수순에 이야기의 흐름을 얹어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여기서 늘어 활로를 늘리고, 그러면 상대는 막아야 하고, 다시 돌아와 이쪽 활로를 메우고, 이 수는 이 형태에서 맥점이 되고…” 하고 짚어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짧은 이야기는 복잡한 장면을 차근차근 따져 보는 데 도움이 되고, 읽은 수순을 기억하거나 다시 확인해야 할 때 빠르게 되짚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비슷하게, 읽는 동안 저마다의 버릇을 쓰는 사람도 보게 됩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 있습니다.
- 변화를 따라가려고 이야기처럼 엮어 보기
- 손가락을 까딱이거나 톡톡 두드리며 머릿속으로 한 수씩 넘기기
- ‘딱딱’ 같은 작은 소리나 ‘여기, 저기’, ‘이거, 저거’ 같은 말로 머릿속에 놓이는 수를 정리하기
수읽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판 위의 집을 세거나 형세를 가늠할 때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누구나 어떤 한 가지 이유로 이렇게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제 경험으로는 집중에 도움이 된다고 느낍니다. 깊게 읽어야 하는 수순에 집중하려 할 때, 저는 이런 요령으로 변화를 정리하고 한 수씩 넘기면서 시계 소리나 다른 사람의 소리 같은 주변의 소음을 잊습니다.
물론 기원이나 대회에서는 다른 사람도 신경 써야 합니다. “세서미 스트리트”의 카운트 백작처럼 세거나(활로 하나, 둘, 셋, 아하하) 돌로 큰 소리를 내면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됩니다.
이런 방법을 알았다면, 이제 어떻게 연습하고 늘려 갈까요?
- 축이라면 당연히 축 문제를 풀어 보면 됩니다!
- 사활문제를 푸세요. 문제가 어려울수록 첫 수 후보를 여럿 걸러 내야 하고, 최선의 응수가 놓이면 서로 다른 형태가 같은 형태로 모이기도 합니다.
- ‘이야기’ 같은 방식으로 수순을 기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면 기보를 외워 보세요. 9줄 대국이든 좋아하는 프로 대국의 앞부분 몇 수든 좋습니다. 이야기를 만들고 수에 의미를 붙이면 훨씬 잘 외워진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의미는 내가 그 수를 둔 이유일 수도, 상대가 그 수나 수순으로 무엇을 노렸다고 본 것일 수도, 그저 프로나 고수가 무엇을 하려는지 짐작해 본 것일 수도 있습니다(맞을 필요는 없습니다!).
수에 의미를 붙이고 기보를 외워 두면 다른 좋은 점도 있습니다. 방금 둔 대국의 앞 몇 수를 기억해 두었다가 상대나 더 센 사람, 또는 사범과 함께 복기할 수 있다는 점이죠!
모양 기억하기
바둑을 어느 정도 둬 왔다면 “여기가 모양을 갖추는 자리다”, “이 모양에서는 여기가 급소다” 같은 말을 들어 봤을 것입니다. 앞에서 사활문제와 관련해 이야기했지만, 모양의 급소는 판 어디에나 적용됩니다. 많이 둘수록 귀와 변, 중앙에서 같은 형태가 되풀이해 나타난다는 걸 알아차리게 됩니다. 특별한 모양, 좋은 모양과 우형, 풀어 본 간단한 사활 모양, 그리고 맥점이 얽힌 모양을 기억해 가면 수읽기 속도가 꽤 많이 빨라집니다.
예를 들어 이름이 붙은 사활 모양 가운데는 너무 자주 나와서 그냥 외워 두는 게 낫다는 것이 있습니다. 이 그림 왼쪽 위의 L자 모양이 그렇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른쪽 변 흑 넉 점은 O14가 모양의 급소라서 양쪽 모두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수라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모양 기억을 키우고 싶다면, 사활문제나 맥점 문제, 잇기와 끊기 문제를 풀 때 어떤 돌이 그 변화를 성립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지 그려 보세요. 다시 말해 어떤 돌이 없어지면 정답의 주요 변화가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지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모양 속의 요석을 짚어 내고,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놓인 돌은 넘길 수 있습니다(그런 돌은 또 다른 연습에서 다루면 됩니다!). ‘모양’을 따로 공부한 적이 없다면 문제를 풀고, 책이나 글을 읽고, 바둑의 ‘좋은’ 모양과 ‘나쁜’ 모양을 다룬 강의 영상을 보면서 이웃한 돌이 서로 어떻게 어울리는지 기본기를 익힐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글 한 편이 필요할 정도이니, 그런 글을 보고 싶다면 댓글로 알려 주세요!
마지막으로 해 볼 만한 것은, 예를 들어 9줄 대국을 초반, 중반, 끝내기 같은 단계로 나눠 그 시점의 형태를 기억해 다시 놓아 보는 연습입니다. 제 강의에서도 해 온 방법인데, 그냥 기보를 외우는 것과는 꽤 다릅니다. 돌이 어떻게 거기까지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어떤 돌이 거기에 있는지만 알면 되니까요! 이런 형태를 기억할 때 쓸 만한 지름길이 바로 익숙한 바둑 모양입니다! 2의 2 자리에 돌이 있었는지, 가까운 돌이 마늘모였는지 날일자였는지, 돌이 두 점 나란히 있었는지 석 점이었는지, 맞끊음은 있었는지 떠올려 보세요. 이렇게 하면 바둑 모양을 기억하는 연습이 되고, 자기 대국과 남의 대국에 자주 나오는 모양을 기억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새로운 발상
수읽기를 특히 어렵게 만드는 것 하나는, 어떤 수나 발상을 아예 떠올리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실전이라면 절대 생각해 내지 못했을 맥점을 처음 만났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제게 바둑은 새로운 발상이 끝없이 나오는 게임 같습니다. 이제 꽤 많이 알았다 싶을 때마다 변화도나 책, 영상, 문제에서 새로운 무언가가 저를 놀라게 하죠. 그러고 보면 새로운 발상을 만나는 길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대국을 두고 상대에게 설명을 듣고, Go Magic이나 다른 곳에서 강좌를 듣거나 문제를 풀고, 책을 읽고, 영상과 방송을 보고… 목록은 끝이 없습니다.
자기 수준에 맞춘 자료에 집중하는 것이 내 대국에 실제로 나올 법한 발상을 익히는 가장 좋은 길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거의 모든 바둑 자료는 생각할 거리를 하나쯤 던져 줍니다. 미뤄 두었던 공부, 이를테면 자꾸 잊어버리는 그 정석이나 늘 애를 먹이는, 다들 외워 두라고 하는 그 사활 모양을 파고들 마음이 생길 수도 있고요.
형세판단 다듬기
마지막으로 짚고 싶은 것은 형세판단입니다. 그 자체를 ‘수읽기’라고 부르지는 않더라도, 수읽기를 보완하고 판단을 돕는 일입니다. 수순을 하나 읽고 나면 끝에서 반드시 스스로에게 “이건 누구에게 좋은가?”, “거의 비슷한, 무난한 갈림인가?” 하고 물어 그 수순을 시도할 만한지 정해야 합니다. 시간을 들여 읽었는데 상대가 손을 빼 버리거나, 읽은 것의 상당 부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단순한 수를 상대가 찾아내면 맥이 빠지기 마련이죠.
판단과 형세판단은 중요한 만큼 훈련하기가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그래도 이 두 능력을 익혀 두면 어떤 돌이 중요한지, 선수를 잡아 손을 빼는 것이 중요한지, 누가 앞서고 있는지, 이 싸움이 어느 쪽에 좋은지, 여기는 침입해야 하는지 아니면 삭감만으로도 이길 수 있는지 같은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형세판단을 키우고 싶다면 이런 훈련 방법이 있습니다.
- 혼자서, AI와 함께, 또는 더 센 사람과 함께 내 대국 복기하기
- 고수나 프로기사의 해설 보기
- 전판 문제 풀기
- 포석, 중반, 끝내기 단계에서 집 세기 연습하기
이제 무엇을 해 볼까요
수읽기를 끌어올릴 준비가 되셨나요? Go Magic 스킬 트리를 살펴보세요. 수읽기를 키우는 문제가 아주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활문제와 맥점 문제, 끝내기 문제는 물론, 놓인 돌을 감추거나 돌을 하나도 놓지 않고 판단만 내려야 하는 시각화 문제, 그리고 전판 형세판단 문제까지 있습니다! 영상 강의와 문제로 새로 익힌 실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강좌도 함께 둘러보세요!
Several useful and interesting concepts- first action I am going to take is reread to help it sink in.
Excelente artículo! Que se venga pronto Go Shape Nivel 2! :))
Messages and information received with gratitude heart 💓
Billions Thanks for wonderful article.
Excellent article. Going to try one of them and see. Interested in shapes 🙂
Great article. Lots of homework to do. Thanks
Excelente contenido para mejorar las jugadas en go Agradecida.
Accurate reading, my weakness 😢
Also, I’d very much like to see an article about shape, in continuation of this one!